英语英语 日语日语 法语法语 德语德语 西班牙语西班牙语 意大利语意大利语 阿拉伯语阿拉伯语 葡萄牙语葡萄牙语 越南语越南语 俄语俄语 芬兰语芬兰语 泰语泰语 丹麦语丹麦语 对外汉语对外汉语
热门标签: 韩语词汇 因为难 破译韩文字体
当前位置: 首页 » 韩语阅读 » 韩语诗歌 » 正文

【韩国诗歌鉴赏】봄밤의 귀뚜리 ― 이형기(1933∼2005)

发布时间:2022-08-09     来源:互联网    进入韩语论坛
(单词翻译:双击或拖选)
 봄밤의 귀뚜리 ―이형기(1933∼2005)

봄밤에도 귀뚜리가 우는 것일까.
봄밤, 그러나 우리 집 부엌에선
귀뚜리처럼 우는 벌레가 있다.
너무 일찍 왔거나 너무 늦게 왔거나
아무튼 제철은 아닌데도 스스럼없이
목청껏 우는 벌레.
생명은 누구도 어쩌지 못한다.
그저 열심히 열심히 울고
또 열심히 열심히 사는 당당한 긍지,
아아 하늘 같다.
하늘의 뜻이다.
봄밤 자정에 하늘까지 울린다.
귀를 기울여라.
태고의 원시림을 마구 흔드는
메아리 쩡쩡,
메아리 쩡쩡
서울 도심의 숲 솟은 고층가
그것은 원시에서 현대까지를
열심히 당당하게 혼자서도 운다.
목청껏 하늘의 뜻을
아아 하늘만큼 크게 운다.
 
‘봄밤의 귀뚜리’는 뭔가 어색한 제목이다. 기왕 어색한 김에, 겨울이 되어 ‘봄밤의 귀뚜리’를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시의 핵심은 봄밤에도, 귀뚜리에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귀뚜라미는 예쁘지 않다. 특이하지도 귀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몸집에 비해 목청이 참 크고 좋다. 그래서인지 귀뚜라미 울음소리에 빚진 노래나 시가 제법 많이 있다. 심지어 이 작품의 시인은 당장 그 앞에 무릎이라도 꿇을 태세다. 꿇을 만도 하다. 생명으로서의 신호를 저렇게도 잘 뽑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시인은 살아있음 자체를 힘차게 주장하는 것이 하늘의 뜻이구나, 감탄한다. 딱히 이유가 있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가 바로 긍지라는 말이다. 그런데 당연한 이 말이 요즘 들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이 시에 의하면 살아있는 것은 스스로 권위를 갖는다. 하물며 귀뚜라미도 생명의 긍지를 지지하며 운다는데 반대로 현대인들은 살 이유를 찾아야만 살 수 있다. 봄밤의 귀뚜리만 당당할까. 겨울에든 여름에든, 생명은 다 존엄하다. 오늘날 하늘의 뜻이 지상의 뜻에 지지 말기를 바라며 이 시를 음미할 수 있다.

Tag: 韩国诗歌 봄밤의 귀뚜리 이형기
外语教育微信

论坛新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