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은 그래도 끝이라도 있지, 이 그리움은 아득히 끝이 없는 걸.
거문고 들고 높은 누각 오르니, 텅 빈 누각엔 달빛만 가득하다.
그리움의 노래를 거문고로 타노라니, 현줄이며 애간장이 일시에 끊어지네.
(人道海水深, 不抵相思半. 海水尙有涯, 相思渺無畔. 携琴上高樓, 樓虛月華滿. 彈著相思曲, 弦腸一時斷.)
―‘그리움이 빚은 원망(상사원·相思怨)’ 이야(李冶·약 730∼784)
그리움이 쌓이고 쌓여 끝내 원망으로 남았다는 애소(哀訴). 그리움의 깊이를 바다와 견준 단순한 비유이지만 단순하기에 더 절절한 느낌이다. 애타는 마음을 달래려 거문고 가락에 그리움을 실어 보는 시인. 텅 빈 누각, 쌓인 원망을 씻으려 시인은 하릴없이 같은 노래를 쉼 없이 타고 있었는지 모른다. 급기야 뚝 끊어지는 현줄. 순간 시인은 이참에 단장(斷腸)의 그리움마저 절연(截然)히 사그라지길 기원했을까. 아니면 그리움이 빚은 원망이 더한층 깊어 가는 불안한 예감을 가졌을까.
이 시에서 연상되는 귀에 익은 가곡 하나. ‘뉘라서 저 바다를 밑이 없다 하시는고. 백천 길 바다라도 닿이는 곳 있으리라. 님 그린 이 마음이야 그릴사록 깊으이다.’ 이은상 시, 홍난파 곡 ‘그리움’의 제1절이다. 모티프를 따온 그 이상의 닮은꼴인데 노산(鷺山) 선생의 맛깔스러운 우리말과 리듬은 그것대로 색다른 감흥을 준다. 당대의 여류 시인 설도(薛濤)의 ‘봄날의 기다림(춘망사·春望詞)’을 김억(金億)이 가곡 ‘동심초’로 번안한 전례를 떠올리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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